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을 위해 학계와 산업계, 청년세대 등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20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적·합리적인 2035 NDC 수립을 위한 컨퍼런스'를 연다고 밝혔다.
한국 포함 세계 195개국이 서명한 '파리 협정'에 따르면 모든 당사국은 5년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국가결정기여(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유엔(UN)에 제출해야 한다.
[자료=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2024.05.20 [email protected]
2035 NDC 제출 시점은 2025년으로, 정부는 올해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전문가 기술 작업반을 구성해 목표 수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상협 탄녹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2030~204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 구조로의 급진적인 전환이 예상된다"며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탄소중립 시대에 한국의 위치를 정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발제 및 토의에 앞서 정은해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센터장은 최근 방문한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관련 거버넌스 구조, 정책 시나리오별 감축경로 분석방안 등 사례를 발표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유승직 숙명여대 교수는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과정 및 특징에 대한 설명, 그간의 이행실적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또 2035년 목표 수립 시 미래 감축기술·수단의 비용과 불확실성을 고려한 접근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승완 충남대 교수는 유럽연합(EU), 영국, 독일 등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방법론을 설명하고, 한국도 기존의 상향식(Bottom-up) 접근법 외에 하향식(Top-down) 접근법을 포함해 온실가스 목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재윤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은 실질적 감축을 위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배출권거래제가 잘 연계될 필요가 있으며, 산업계에 기술적·행정적 지원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비영리단체인 플랜1.5의 권경락 정책활동가는 현재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방식의 한계를 지적하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원칙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지난 2월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0%가 탄소중립 추진이 자사의 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답했다"면서도 "감축투자 지원, 무탄소에너지 공급, 법‧제도 합리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안영환 탄녹위 분과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정책토론에는 구윤모 서울대 교수, 윤여창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선두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감축목표팀장, 노건우 1.5도클럽 활동가가 참여해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관해 토론했다.
김상협 탄녹위원장은 "학계, 산업계, 금융권,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국가 탄소중립을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지속해서 마련하겠다"며 "더욱 조율되고 정치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수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